박평식의 세계일주 길잡이 지상 최후의 낙원, 신이 선사한 천국의 섬 - 환상의 섬 보라보라, 타히티 폴리네시아 크루즈 “프렌치 폴리네시아라는 나라를 아십니까?”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 사이에서도 프렌치 폴리네시아는 낯선 이름이다. 대체로 “프랑스 땅 어딘가에 있는 곳 아닌가요?” 하는 답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서 “타히티 혹은 보라보라섬은 들어보셨습니까?” 하고 물어보면 어떨까. 다들 눈을 반짝이며 대답한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섬, 지상 최후의 낙원 아닙니까?” 하고 말이다. 그렇다.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는 타히티와 보라보라, 흔히 ‘환상’ 혹은 ‘낙원’이란 수식어를 안고 있는 이 곳이 바로 프렌치 폴리네시아다. 프렌치 폴리네시아는 118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남태평양의 섬나라다. 타히티, 모레아, 후아히네, 라이아테아, 타하, 보라보라 등 아름다운 섬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타히티는 프렌치 폴리네시아에서 제일 큰 섬을 일컫는데, 언제부턴가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타히티’가 하나의 국가명으로 인식되고, 프렌치 폴리네시아라는 말은 들을 기회가 거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곳은 끝없이 펼쳐진 환상적인 바다와 눈부시게 흰 모래밭, 화산이 폭발하며 형성된 특이한 지형과 럭셔리한 호텔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다. 만약 엽서나 사진을 통해 에메랄드빛 바다와 그 위에 한적하게 세워진 호화로운 리조트 사진을 발견한다면 열에 아홉은 아마도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풍경일 것이다. 사실 프렌치 폴리네시아는 비싼 항공요금과 제한된 호텔, 살인적인 물가와 외딴 곳에 동떨어진 위치 등으로 인해 세계적인 부호나 유명 연예인들만 가는 초특급 여행지로 인식돼 왔다. 많은 사람들이 꼭 한번은 가보고 싶어 하지만 너무 비싸고, 멀고, 갈 만한 상품도 마땅치 않아서 쉽게 다가가기 힘든 ‘로망’으로 남아 있었다. 그런 프렌치 폴리네시아를 럭셔리 크루즈를 타고 속속들이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내년 2월 출발하는 보라보라섬/타히티 폴리네시아 크루즈다. 타히티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파페테를 비롯해 후아히네, 랑기로아, 라이아테아, 보라보라, 모레아 등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모든 것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일반적인 투어상품이 항공을 이용해 타히티로 입국하면 다른 섬들로 이동하는 데 번거로움을 겪지만 이 상품은 크루즈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곳을 돌아볼 수 있다. 여행자에게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인 ‘이동과 숙박의 어려움’을 단번에 해결한다. 무거운 짐가방을 끌고 매번 새로운 호텔에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반복할 필요없이 단 한번 배에 오르기만 하면 여행이 끝날 때까지 모든 것이 해결된다. 럭셔리한 시설과 서비스, 매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쇼와 다양한 프로그램도 놓칠 수 없다. 크루즈에서만 지내지 않고 타히티 섬의 호화 리조트에서 2박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파격적이다. 타히티에 가본 분들이라면 투어를 끝내고 돌아올 때의 진한 아쉬움을 이해할 것이다. 그대로 눌러 앉아 영원히 살고 싶은 욕망까지 일어나는 곳이 프렌치 폴리네시아라는 점을 감안하면, 타히티 리조트 호텔에서의 2박은 엄청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환상의 바다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 파페테 (Papeete) 프렌치 폴리네시아에서 거의 유일하게 현대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도시는 타히티의 수도 파폐테다. 타히티는 ‘타히티 누이’와 ‘타히티 이티’ 두 개의 화산 점이 표주박 모양으로 붙어 있다. 누이는 ‘크다’, 이티는 ‘작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파페테는 타히티 누이에 위치하고 있다. 인구 22만 명인 타히티 사람들의 행정, 경제, 상업 중심지다. 타히티에서는 ‘고갱 박물관’이 필수 관광코스다. 고흐, 세잔과 함께 후기 인상파 대표 작가였던 고갱은 문명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타히티 섬에 들어가 말년까지 예술혼을 불살랐다. 고갱 박물관에는 비록 복제품이긴 하지만 그의 후기 작품과 조각품, 그리고 예술세계를 소개하는 다양한 자료를 감상할 수 있다. 폴리네시안 원주민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타히티 박물관도 볼 만하다. 보석, 특히 진주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타히티 특산품 흑진주를 만날 수 있는 타히티 펄 센터가 인기 코스다. ♦ 후아히네 (Huahine) 타히티 섬에서 북서쪽으로 180km 정도 떨어져 있다. 다른 섬에 비해 개발이 덜 되어 야생적이면서 매력적인 산과 울창한 숲, 눈처럼 하얀 해변 등 원시의 자연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유리처럼 투명한 라군에서 산호초와 형형색색의 열대어를 볼 수 있는 스노클링의 명소이기도 하다. 물 속에서 만나는 후아히네는 숨이 멎을 것처럼 멋지다. 고대 신전, 왕족들이 살던 유적지도 있는데, 200개가 넘는 돌로 만들어진 제단이 남아 있다. 후아히네 섬은 인구가 채 5,000명이 안되는데 비포장 도로도 많을 만큼 자연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 랑기로아 (Rangiroa) 섬이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섬 외곽에 산호초로 이루어진 둥근 고리가 생긴 것을 ‘환초’라고 하는데, 랑기로아는 프렌치 폴리네시아에서 가장 큰 환초이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환초를 갖고 있다. 항공 촬영으로 보여주는 랑기로아는 말 그대로 환상의 공간이다. 시간이 멈춘 듯 때묻지 않은 해변, 파란 하늘, 초록색의 산호초가 어울려 환상적인 색의 향연을 선사한다. 인공의 힘이 거의 없이 자연 그대로의 남태평양을 마음껏 만날 수 있다. ♦ 라이아테아 (Reiatea) 라이아테아 섬은 타히티 다음으로 크다. 프렌치 폴리네시아 제2의 경제 중심지다. 섬 안에는 울창한 산이 있고, 프렌츠 폴리네시아에서 유일하게 배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폭이 넓은 강이 흐른다. 작은 카누를 타고 태평양을 누비고 다닌 폴리네시아 원주민들이 약 1,000년 전 처음으로 정박한 곳이 라이아테아 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은 이곳을 영혼의 고향, 신성한 섬이라는 뜻으로 ‘하바이’라 부른다. 제사를 지내던 신전 마라에 타이누가 해안가에 아직도 남아 있다. 화산 활동으로 생긴 섬이어서 산이 깊고 웅장하며 흑진주 양식으로 유명하다. ♦ 보라보라 (Borabora) 말이 필요 없는, 지구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곳이다. 이름만큼 사랑스럽고, 어디를 바라보든 그림처럼 아름다워 ‘최후의 낙원’으로 불린다. 모래 사장이 훤히 보일 정도로 투명한 바다는 연한 초록에서 짙은 파란색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변화무쌍한 빛깔을 보여준다. 보라보라 섬 바깥쪽 바다는 둥근 산호 띠가 감싸고 있는데, 하늘에서 내려보면 마치 보석을 뿌려놓은 것 같다고 해서 ‘에메랄드 목걸이’에 비유된다. 산호띠가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에 바다는 늘 맑고 잔잔하며 휴식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태평양의 진주’라는 별명을 가진 마티라곶 부근에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투명한 라군과 하얀 백사장이 원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바다 속에서는 가오리떼와 상어가 펼치는 군무를 쉽게 볼 수 있다. ♦ 모레아 (Moorea) 남태평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다. 영화 ‘남태평양’에서 신비의 섬 ‘발리 하이’로 등장하기도 했다. 쿡 만과 오푸노후 만이 내륙 깊숙이 파고 들어간 형태여서 하늘에서 보면 마치 날개를 펼친 박쥐처럼 보인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60km 길이 일주도로는 남태평양의 낭만과 운치를 마음껏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수백만 년 전 활동했던 화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화가와 도예가 등 예술가들이 많이 거주한다. 섬에서의 볼거리는 물론 그림 같은 해변과 더불어 돌고래 관광 그리고 다양한 모습으로 해변에 펼쳐진 방갈로도 장관을 이룬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