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평식의 세계일주 길잡이 대항해시대 ‘발견과 탐험’의 주역 - 스페인, 포르투갈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요즘 여행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는 곳이다. 여행 문의는 물론이고 예약 자체가 눈에 띄게 늘었다. 요즘 유럽 여행의 ‘대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대형서점인 교보문고가 올해 4월 여행관련 서적 판매량을 분석해 봤더니 가장 많이 팔린 책도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를 소개하는 책이었다고 한다. 그동안 여행서적 분야에서는 프랑스와 일본이 수십년째 베스트셀러를 차지해 왔는데 올해 들어 그 아성이 깨질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갑자기 주목을 받는 데는 한국의 TV여행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영향이 컸다. 노년에 접어든 네 명의 배우가 9박10일간 스페인을 누비며 보여준 풍경은 그야말로 신비롭고 경이로웠다. 바르셀로나 성가족성당, 92년 황영조 선수가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차지할 때 멋진 배경이 되었던 몬주익 언덕, 에스타디 올림픽 루이스 콤파니스,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 세비야 대성당, 스페인 광장, 마드리드 등 각종 여행 명소를 구석구석 조명하며 화제를 모았다. TV 프로그램이 기름을 부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첫손에 꼽힐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 과거 수많은 식민지를 통해 대제국을 이루었던 나라인 만큼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기반으로 끝없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과 정열의 나라 스페인, 그리고 대항해시대를 시작한 포르투갈. 두 나라는 전세계를 무대로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이른바 대항해시대로 표현하는, 발견과 탐험의 시대를 주도했던 주인공들이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바다를 뚫고 머나먼 세계를 돌아다니며 항로를 개척하고 탐험과 무역에 나서면서 당대 최고의 문화와 번영을 이룩했다. 포르투갈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제패한 제국이었다. 1415년부터 근 600년간 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했다. 시작은 포르투갈에 한발 뒤졌지만 전 세계적 패권을 이룩한 최고의 제국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은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그 영토가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에까지 이르렀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이탈리아, 독일과 프랑스 일부까지 스페인의 영토에 속해 있었으니 그야말로 광대한 제국이 아닐 수 없었다. 오늘날 스페인어가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이 쓰이는 언어이며,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필리핀 등 세계 각지에서 무려 3억 명이 넘는 인구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스페인의 화려한 과거를 짐작할 수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국경을 맞대고 있고, 대항해시대을 이끈 주역으로서 역사적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선 노래가 다르다. 스페인의 플라멩코는 외향적이고 열정적이며 율동적인 반면, 포르투갈의 파두는 내성적이고 서정적이며 우울한 느낌을 전한다. 두 나라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투우는 더욱 다르다. 스페인의 투우는 끔찍할 정도로 잔인하고 극적이지만, 포르투갈에서는 관객 앞에서 황소를 죽이는 일을 금하고 있다. 심지어 포르투갈식 투우는 칼을 쓰지 않고 맨손으로 소를 제압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1986년 유럽공동체에 함께 가입한 두 나라는 화려한 문화유산과 빼어난 자연환경을 가졌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보이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민족성을 유지하며 새로운 발전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스페인> 문화를 테마로 하는 관광지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역사를 테마로 하는 세비야, 그라나다, 톨레로 등 유명 도시가 많고 13개의 도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세계 각지에서 매년 6천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오는 이유다. 특히 박물관과 미술관이 270개나 되는 수도 마드리드는 스페인 문화의 발상지로서 프랑스, 파리 등과 함께 유럽 4대 관광명소로 꼽힌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마주보고 있는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로마 유적지 등 중세 시대의 저택과 고딕 양식의 대성당, 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한 성들을 볼 수 있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고향인 바르셀로나는 아름답게 자리잡은 건축물로 유명하다. 구엘공원은 가우디의 작품을 대표하는 시립시민공원으로서, 인체를 형상화한 모자이크 장식과 화려한 타일로 만들어진 계단 위 도룡농 장식 등으로 유명하다. 가우디 최고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성가족 성당은 1882년부터 시작해 1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공사가 진행중인 인류사적 프로젝트다. 스페인은 현대미술의 아버지 파블로 루이스 피카소가 태어난 곳으로 그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전시한 피카소미술관도 바르셀로나에서 만날 수 있다. 바르셀로나 시내와 지중해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몬주익 언덕의 성도 반드시 거쳐야 할 관광 포인트다. 그라나다의 상징이자 이슬람 문화의 걸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알함브라 궁전과 알카사바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약 800년 동안 스페인의 수도였던 똘레도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역사도시다. 똘레도 대성당, 엘그레꼬의 명화가 있는 산토또메 교회를 만날 수 있다. <포르투갈> 세계 최초로 해양학교를 건립했고 아프리카 서해안 탐험을 효시로 지리상 발견의 물꼬를 연 나라다. 이베리아 반도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고, 북쪽과 동쪽으로는 스페인과 국경을 이루며 서쪽과 남쪽은 대서양과 접한다. 대서양으로 나가는 관문 역할을 하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일찍부터 항해술이 발달했고 해외에 식민지를 건설했다. 1947년 군부에 의해 쿠데타가 발생하여 40여 년간의 군부독재를 경험했다. 좌우 대립으로 인해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19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며 아프리카의 식민지국들이 독립을 선포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스페인과 함께 유럽연합에 가입하며 경제발전에 힘쓰고 있지만, 과거의 영광을 돌리기에는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어 보인다. 현대에 들어 유럽 선진국 대열에서 다소 멀어졌다곤 하지만 해외 식민지 수탈로 이룬 영광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시인 바이런이 ‘찬란한 에덴’이라 칭했을 만큼 화려한 신트라-카스카이스 자연공원 등이 대표적인 명소이다. 또한 뛰어난 해변 휴양지, 멋진 도시와 자연경관이 올리브 농장과 포도원, 밀밭 사이로 펼쳐져 있다. 포르투갈은 매년 1,3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며 세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20개국 사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리스본, 알가르브, 마데이라 등이 유명하며 도루 강 계곡, 포르투산투 섬, 알렌테주와 같은 새로운 관광지가 계속 등장하는 중이다. 리스본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관광객이 많이 숙박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모로코>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에 속한 국가이지만, 대서양과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스페인, 포르투갈과 바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스페인, 포르투갈을 투어한다면 한꺼번에 같이 방문하면 좋은 곳이다.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유럽인들이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로 꼽는 휴양국가이며 도시관광과 동북부에서 서남부로 뻗어나간 아틀라스 산맥 따라 트레킹 및 등산 코스가 유명하다. 수도인 라마트에서는 왕궁, 하산탑, 메디나를 관광할 수 있고, 모로코 최대 항구도시이자 가장 큰 도시인 카사블랑카에서는 모하메드 5세 광장, 하산 메스키다, 그리고 아름다운 해안 도로를 즐길 수 있다. 모로코는 유럽의 이베리아 반도와 접하고 북쪽으로는 지중해, 북서쪽 대서양, 동쪽 알제리 등을 면하고 있기에 아랍 문화, 유럽 문화, 베르베르 문화의 색다른 만남을 경험 할 수 있는 곳이다. 박평식 <아주투어 대표> [email protected] 213-388-4000